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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에 “혼자 산다” 말한 아빠, 아기 울음에 ‘예민’
과거 여자친구 부모에 ‘살인미수’ 전력도..”징역 2년6월”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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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생후 1달이 갓 넘은 아기는 무엇이 불편한지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 아기 아빠 A씨(당시 30)와 엄마 B씨는 아이 옆에 있었다. 2012년 2월 12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에서의 일이다.파워볼게임

임신 32주만에 조산으로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 패혈증, 수막염으로 아파 인큐베이터 안에만 있다가 사흘 전에 막 퇴원한 차였다. 여느 부모였다면 아기가 아픈지 걱정하는 게 우선이었을 터였다.

하지만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A씨는 집주인이 먼저 생각났다. B씨와 동거를 시작하기 전, 혼자 살겠다며 세를 계약해놓고 B씨와 아기를 집에 들였기 때문이다. 들키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이 앞섰다.

계속되는 아기의 울음을 참지 못한 A씨는 아기를 들어올려 침대에 세 번 내리쳤다. 그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자 종이상자에 넣어 가두고 이불을 덮어두었다. B씨가 아기를 꺼내려 하자 “집주인이 알면 어떻게 할거냐. 내 방식이니 간섭마라”며 막았다.

한 시간 뒤 울음을 그친 아기는 상자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나흘 뒤인 16일 아기는 숨을 쉬지 않았다.

아기의 사망 사실을 먼저 안 것은 아빠 A씨였다. A씨는 “아기가 너무 오래 자니 깨워보자”는 B씨를 수차례 말리다 결국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누운 아기를 뒤집어 보니 등은 진한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고 코에서는 냄새가 나는 노란 물이 나왔다.

A씨는 처음에는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사체를 유기하자”고 했고, B씨는 신고하자고 했다. 이후 가족들과 한참 통화한 A씨는 B씨에게 “아기를 침대에 던진 것과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은 것, 유기하자고 했던 것을 말하지 말자” “일어나보니 죽었다고 하자”고 말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A씨의 말대로 진술했지만, 검찰 조사단계에서 마음을 바꿨다. A씨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자 자신을 배신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B씨는 A씨가 “말하지 말자”고 당부했던 것과, 외도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는 점까지 모두 털어놨다.

2014년, 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에서 “B씨가 여자문제로 원한을 품어 내게 불리한 내용의 허위사실을 진술한다”며 “아기를 침대에 던진 적도,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스스로 진술을 번복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하고 있고 진술내용도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며 “진술을 번복하면서도 A씨의 처벌을 불원한 것을 보면 원한으로 허위진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아기가 사망하기 전날인 15일 저녁 10시쯤, 아기를 목욕시키다가 머리를 세면대에 부딪히게 한 적이 있다”며 “이것이 사망 원인일 수 있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B씨가 세 시간 전인 7시에 이미 아기를 목욕시켰는데 다시 목욕을 시킬 이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아기의 부검의도 “살짝 세면대에 부딪힌 정도로 아기의 사인인 급성 경질막밑출혈이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급성 경질막밑출혈은 질병이나 고의적이지 않은 사고 외에는 주로 아동학대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선고 공판에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당시 부장판사 성지호)는 “피고인의 학대는 반인륜적 소행으로 생후 40일 정도밖에 안 된 아기가 사망했다”며 “말 못 하는 아기가 느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이전에도 수차례의 징역형·벌금형을 선고받은 점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친모 B씨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01년 당시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징역 장기 5년,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13년에는 외도로 만난 여자친구의 어머니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096pages@news1.kr

전미도서상 수상한 ‘신뢰 연습’ 출간
쓰는 소설마다 찬사, 한인 2세 작가 수전 최 인터뷰
“나 자신을 위해 쓸 때 독자와 연결 가능성 가장 높아”
“예일대생 가르치는 글쓰기? 쓰는 것 이상 읽어라”
“미국인들, 정부 권위자 말 안 믿어… 소셜미디어만 신뢰”

한인 2세 소설가 수전 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한인 2세 소설가 수전 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다들 적응에 실패해봤거나, 비참할 만치 만족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구원을 바라며 창작에 매달렸다. 이상하고도 적절한 혼돈과 트라우마가 여름의 끝을 예고했다.”-수전 최의 ‘신뢰 연습’ 중에 서

90년대 드라마 ‘X파일’의 캐치프레이즈는 ‘진실은 저 너머에’였다. 21세기,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 않다. 30cm 눈앞에, 0.1mm 손끝에 있다. 진실은 한 개가 아니라 수천 개, 수억 개의 뷰(view)로 시공간을 날아다닌다. 각자 핏대 세워 떠드는 개인 미디어의 정보에, 정파적으로 분류된 ‘페친’ 그룹에, 결정적으로 IT 빅 브러더의 알고리즘이 설계한 광고와 ‘추천 목록’에.파워사다리

미국 대통령이 하루에도 몇 개씩 맹렬하게 스릴러 소설을 쏟아냈던 지난 몇 년간, 권위는 해체되고 팩트는 날조되고, 신뢰는 밑바닥의 진흙탕 게임이 되었다. 한마디로 모두가 소설을 쓰게 된 이 마당에, 정통 소설가들은 무엇을 쓸까?

한인 2세 소설가 수전 최의 ‘신뢰 연습’을 읽었다. 수전 최는 작년 말 이 작품으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상(2019년)을 받았다. 그는 한인 2세로, 한국계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최창은 인디애나 주립대 수학 교수였고, 작고한 할아버지 최재서(1908~1964)는 셰익스피어 권위자로 영문학자였다.

수전 최의 소설 ‘신뢰 연습’은 1980년대 미국 남부 도시에 있는 공연예술 특목고에서 시작된다. 연기자를 꿈꾸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예술학교에 입학해 브로드웨이 출신인 카리스마 넘치는 교사 킹슬리의 지도를 받는다. 그가 진행하는 수업이 ‘신뢰 연습’이다. 감정과 신체를 완전히 내어 맡기는 ‘신뢰 연습’이라는 미명 하에, 성적인 열기와 충동성이 가득한 이 사춘기 교실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수전 최는 소설이라는 허구의 양식을 비틀어서, 종종 자기 과거를 어이없이 윤색해버리는 인간의 독선과 편협을 풍자했다. 그 과정에서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인 위력에 의한 성관계, 동의와 강간 사이의 복잡함, 교사와 학생의 역학 관계, 여성의 분노, 날조된 팩트 등의 교차 지점을 치밀하고 수려하게 펼쳐낸다.

바느질 자국이 없는 천의무봉의 소설이라기보다, 오히려 바늘땀을 유려하게 드러내고, 겉과 속을 뒤집어 해체하고 재조립한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옷 같은 소설이다. 이야기의 안과 밖을 이어 붙이고, 진실과 거짓의 경계라는 거친 솔기를 대담하게 노출한 이 소설은, 현대라는 몸에 꼭 맞는다.

‘…작가로서 뛰어난 성취가 문장에 드러난다.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이야기는 진행 방향에서는 비전통적이지만, 탁월함에서는 전통적인 수준을 맞춘다.’-전미도서상 소설상 심사평

비범한 문장으로 미국 현대 소설의 정점에 서 있는 작가 수전 최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예일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넬 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카페테리아 직원, 경비원, 그림 모델 등을 거쳐 문학성 강한 잡지 ‘뉴요커’에서 팩트체커로 일했다. 예일대에서 문학창작을 가르치면서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최창)를 모델로 쓴 데뷔작인 ‘외국인 학생(1998년)’으로 아시안아메리칸 문학상을 받았고, 언론 재벌 허스트의 딸 납치 사건을 소재로 소설 ‘미국 여자’와 ‘요주의 인물’로는 퓰리처상과 펜포크너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 학생' ‘미국 여자' ‘요주의 인물' ‘마이 에듀케이션' ‘신뢰 연습' 다섯 작품으로 미국 문단을 매혹시킨 수전 최.
‘외국인 학생’ ‘미국 여자’ ‘요주의 인물’ ‘마이 에듀케이션’ ‘신뢰 연습’ 다섯 작품으로 미국 문단을 매혹시킨 수전 최.

-출간하는 소설마다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려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는 비결이 궁금하다.

“질문 자체가 굉장한 위로다. 그러나… 그런 비결은 없다. 있었다면 지금 집필 중인 소설이 훨씬 더 잘 진행되거나 적어도 내가 덜 혼란스럽게 느끼겠지. 굳이 한 가지 말하자면, 나는 나를 위해 쓴다.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게 중요하다. 독자들과 비평가들, 출판인들은 잊어버리려고 노력한 채.”파워볼엔트리

-스스로 열정을 느끼는 이야기, 시간을 쏟는 이야기를 쓰는 게 왜 중요한가?

“그렇게 하면 탈고했을 때 다른 이들 또한 그 이야기가 관심과 시간을 들일 만하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다. 모순되게 들리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그게 진리다. 독자나 비평가 눈치 보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 쓰는 이야기가 독자와 연결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퓰리처상 후보에도 올랐던 당신의 소설 ‘미국 여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자신의 문장을 스크린에서 만나본 소감은 어땠나?

“세미 첼라스 감독이 그 책을 영화 ‘아메리칸 우먼’으로 만들었다. 영화는 매우 흡인력이 있었고 나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빨아들이듯 음미했다. 소설가 입장에서는 이야기들이 새롭게 경험되고, 집필했던 과정이 동시에 기억났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데뷔작인 ‘외국인 학생’은 아버지를 모델로 한 소설이다. 작품을 관통하는 지속적인 관심사가 있나?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아웃사이더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아웃사이더들의 상황에 관심이 간다.”

-최근 한국에 출간된 전미도서상 수상작 ‘신뢰 연습’은 매우 신비롭고 대담한 구조를 띤 소설이다. 동시대의 문제의식을 사춘기 예술고등학교라는 흥분된 환경에 담아 비선형적인 바느질로 마무리했다. 계획에 있던 실험인가?

“전혀. 계획에 없었다. 구조는 스스로 진화했다. 원래 쓰려고 했던 책도 아니다. 나는 전혀 다른 책, 사실은 내 할아버지(영문학자 최재서)에게 영감받은 책을 집필 중이었다. 그 책을 쓰는 데 진도가 나가지 않고 압박감이 심해서 쉼표 같은 느낌으로 쓴 책이 ‘신뢰 연습’이다. 누가 읽을 거라고 가정하지 않았기에 자유롭게 썼고, 바로 그 자유 덕에 이 소설의 비전통적인 구조가 생겨났다.”

처음 이 원고의 가제를 ‘신뢰 연습’이라고 했을 때는, 순전히 연극 전공생들의 커리큘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총 3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신뢰 연습’은 연극 학교를 배경으로 성적 합의와 서사의 신뢰 문제를 다룬다. 각 장의 주인공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미묘하게 꼬이고 연결되어 있고, 작가는 화자의 교체를 통해 몇 차례 우아하게 독자들의 뒤통수를 때린다.

과연 누가 신뢰할 수 있는 화자인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신뢰 연습’은 눈을 가린 채로 뒤로 자빠지면 다른 사람들이 받아주는 등 연극 전공 학생들의 훈련법이다. 팀워크 강화를 돕는 회사 워크숍에서도 한다. 그런데 쓰면서 결국 책 자체의 유기적 메커니즘, 즉 이야기와 독자 사이의 신뢰를 다루는 일, 등장인물이 팩트를 대하는 방식 등 여러 층위로 자유자재로 확장됐다.”

정교한 문장과 매혹적인 서사 기법을 가진 수전 최.
정교한 문장과 매혹적인 서사 기법을 가진 수전 최.

-1980년대 미국 십 대 청소년의 모습이 성적으로 관계적으로 굉장한 밀도를 지니고 있어서 폭발 직전의 씨앗같았다. 십대에 완전히 빙의된 듯 하다.

“십 대는 인생 초기의 자기의 모습이다. 아동기를 떠나서 남은 생애 동안 살아갈 모습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나 자신이다. 내 십 대 시절과 초기의 관계들의 강렬함을 본능적으로 기억해냈다. 쓰는 동안 마치 내가 ‘십 대’라는 다른 종의 인간이라도 된 듯 완전히 몰입했다.”

-소설에서 캐런은 킹슬리 선생의 신뢰연습이 ‘일종의 포르노’였다고 회상했다. ‘킹슬리 선생과 하는
작업은 대부분 해방이라는 이름의 통제였다’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뢰 관계의 표본으로 추앙받는 교사가 소설 속에서는 일종의 포식자로 드러난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는?

“교사와 학생 간 관계는 문화적으로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흥미롭다. 오랫동안 학생이기도 했고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다. 아버지 또한 교수였고 학자 집안이었다. 그 관계의 본질 자체가 매우 복잡해서 계속 문학적으로 탐구하게 된다.”

-당신이 소설에서 다루는 주제 자체가 지금 이 세계의 예민한 이슈다. 교사와 학생의 역학 관계, 성적 동의, 여성의 목소리 등등. 특히나 미국과 한국은 최근까지 ‘미투’ 열기로 뜨거웠다. 여성 작가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성차별 같은 특정한 억압의 구조는 우리 문화에 교묘하고 지배적인 방식으로 녹아들어 있다. 우발적인 사건으로 그런 차별이 들춰질수록 우리의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 한 명의 작가로 그런 것들을 인식해가면서 점차 문학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것은 늘 어떤 상황에 내재한 신비에 관해 파고든다는 것이다. 쓰면서 그 미스터리에 대해 어떤 통찰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하면서. 여자로 오래 살았으면서도 그 복잡성에 늘 놀라곤 한다.”

‘뉴욕타임스'가 성적 합의에 대해 고찰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한 ‘신뢰 연습'.
‘뉴욕타임스’가 성적 합의에 대해 고찰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한 ‘신뢰 연습’.

-요즘 한국 문단은 정세랑, 김숨 등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여전히 독자들은 논픽션과 에세이를 선호하지만. 미국 출판계는 어떤가?
“미국에서도 논픽션(비소설)이 소설보다 많이 팔리는 추세다. 그러나 미국은 소설 분야도 아주 잘해나가고 있다. 소설이 힘을 내는 건 확실히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책들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다.”

-혹시 한국계, 유대계라는 정체성으로 인해 자신을 경계인이라고 느낀 적이 있나?

“내가 경계인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내 정체성에 양면성이 있고, 나는 그 양쪽의 유대 관계를 이해하는 데 평생의 시간을 쓰고 있다. 정체성에 얽힌 이야기가 내 일생의 과업이다.”

-지금 사는 브루클린은 당신에게 예술적으로 충분한 환경인가?

“글쓰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특히 나의 친구와 동료 작가들이 이곳에 많이 있다. 오래 살아온 내게는 다행이지만, 살 집을 구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브루클린의 집값이 비싸질수록 예술가들이 빠져나가고 있으니 안타깝다.”

수전 최와 그의 아버지 최창 전 인디애나대 교수.
수전 최와 그의 아버지 최창 전 인디애나대 교수.

-예일대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가르치나?

“독서! 좋은 글을 쓰려면 쓰는 것 이상으로 독서를 해야 한다. 학생들이 폭넓게, 주의 깊게, 호기심을 가지고 읽는다면, 글 쓰는 것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우게 될 거다. 이건 진실이다!”

-문장을 쓸 때 특별히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면?

“특정 단어를 너무 자주 쓰는 걸 발견할 때마다 멈추려고 노력한다.”

-‘뉴요커’ 잡지에서 팩트체커로 일한 경력이 소설 창작에 도움을 주었나?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기자는 아니었지만 기자들과 일하면서 기사(이야기) 하나를 조사하는 그들의 성실하고 정밀한 과정에 경의를 갖게 되었다. 실화든 소설이든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을 갖는 것인지 체감했다. 모든 이야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상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뉴요커를 통해 기사로 소개될 각각의 이야기, 그 안의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을 배운 경험에 감사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지금의 세계는 그런 팩트체크조차 신뢰도를 의심받고 있다. 당신이 느끼기에 현재 미국 사회의 신뢰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 역사를 통틀어 신뢰 부족 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특정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미디어, 정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 결핍 등등. 현재 미국 사회의 신뢰 부족은 여러 양상으로 나타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국가의 대처도 신뢰도에 도전을 받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대통령은 물론 지역 보건국의 수장의 권위자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읽는 것을 신뢰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의 지인들의 말만(그들이 어디서 정보를 얻든) 믿기로 선택한다. 전체적으로 신뢰의 수준이 이토록 낮은 상태에서 산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

-당신이 가장 부조리하다고 느끼는 이 세계의 흐름은?

“당장 사라져야 할 끔찍한 부조리는 인종 차별이다.”

잡지에 소개된 수전 최의 인터뷰.
잡지에 소개된 수전 최의 인터뷰.

-일제 강점기 시절 할아버지(영문학자 최재서)에게 들었던 이야기로 준비 중인 차기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오, 이런. 그 책에 대해서는 제발 몇 년 후에 물어봐 달라.”

-전미도서상은 작가로서의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뒤로 글쓰기의 변화가 있었나?

“내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 뒤에 곧 고통과 상실로 가득한 한 해를 보냈다. 유능한 동료 작가들과 출판계에서 인정받는 흥분과 겸손의 순간이 지나갔고, 여전히 힘겹게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창작자들이 느끼는 글을 쓸 때의 불안을 당신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글은 쓰지 않을 때 불안하다. 안 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일단 앉아서 쓰면 불안은 사라진다. 구체적인 글쓰기에 몰두하게 되니까. 글감이 플롯이 좋은지 아닌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나중 문제다. 일단 어떻게든 완성해내는 게 중요하다.”

호주 모내시대학 연구진 ‘면역학’ 학술지 게재
백혈구의 일종인 ‘메모리 B세포’가 항체 소멸 후에도 새로 면역 반응 유도

© AFP=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체내 면역이 최소 8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통제하는데 필요한 보호기간을 충분히 제공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6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호주 모내시대학, 알프레드병원 및 멜버른의 버넷연구소 연구진은 체내 면역계가 코로나19에 대한 보호 기능을 장기간 기억해 백신이 장기적인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해외 학술지인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다.

연구를 진행했던 메노 반 젤름 모내시대학교 면역학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백신이 장기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시간은 우리편이 될 것이라고 획신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지원자 25명으로부터 감염 후 4일부터 최대 8개월(242일)에 이르기까지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또한 비교를 위해 코로나19 감염 경력이 없는 36명의 혈액샘플도 함께 분석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환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항체 생성 20일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코로나19 항체가 체내에서 빠르게 소멸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특히 항체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일수록 빠르게 감소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관찰기간인 8개월 동안 면역세포이자 백혈구의 일종인 ‘메모리 B세포(Bmem세포)’가 항체 소멸 후에도 새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메모리B 세포는 일반적인 B세포 중에서도 0.008%~0.1% 비율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B세포는 바이러스 같은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B세포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는 몸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중화시킨다. 또한 병원체가 사라지면 다시 활동을 멈췄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해당 바이러스가 다시 몸안에 침입했을 때 이를 기억해 새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특히 이 메모리 B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중 수용체 결합 단백질’(RBD)과 바이러스 내 단백질 부분인 뉴클레오캡시드를 기억해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이 생겼다면 최소한 8개월까지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일정 수준의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젤름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8개월) 이상은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며 “기대를 뛰어넘는 지속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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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아닌 익숙한 공간에서도 여행 기분 내는 20·30대”
익스피디아, 한국인 200명 대상 설문 조사 진행

호텔에서 즐기는 조식. 익스피디아 제공
호텔에서 즐기는 조식. 익스피디아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30대 여행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는 물론 국내여행까지 자유롭게 떠날 수 없었다.

이들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호캉스’ ‘워케이션’ 등 숙소 위주로 여행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익스피디아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설문 조사는 6개월간 한국인 20·30대 여행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앞으로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는 여행보다 자연과 가까운 곳을 찾거나 숙박시설에 머무는 경험이 더욱 중요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대 여행객은 꼭 해외여행이 아니어도(62.5%),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60.5%) 여행에서 오는 행복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라면 장소는 상관없다(68%)고 답하기도 했고, 집이나 익숙한 공간에서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35%)고 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공통으로 숙소에 대한 취향이 특히 확고했다. 매번 새로운 호텔을 찾는 것보다 만족도가 높았던 곳을 주로 찾았으며(56.5%), 특정 숙소를 자신의 아지트처럼 이용하기도 했다(53.5%).

호캉스에 익숙한 이들은 멀리 떠나는 대신 가까운 호텔에서 기분을 전환했다. 10명 중 7명(70.5%)이 최근 6개월 동안 두 달에 한 번 이상 호캉스를 즐겼으며, 재택근무(19.5%)를 위해 투숙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연 속 숙소. 익스피디아 제공
자연 속 숙소. 익스피디아 제공

올해는 한적한 자연 속에 자리한 숙소를 찾는 이들도 많았다. 응답자 10명 중 6명(59.5%)은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숙박시설을 찾는다고 했는데, 이들 중 43%는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위치나 장소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기기도 했다.

타인과 거리를 두고 혼자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호텔을 찾기도 했다(58.5%). 숙박시설을 자신만의 아지트처럼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51.5%).

최근 호텔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재택근무(21%)를 위해, 일부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스터디 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편,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은 여전했는데, 10명 중 7명은 해외여행이 허용되는 시점이 온다면 3개월 내로 여행을 떠나겠다(67%, 30대 72%)고 밝혔다. 나이대로는 20대보다는 30대가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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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사과 배경과 전망
백신 지연사태·’尹 징계 무산’ 겹쳐
최근 지지율 급락 상황도 영향 미쳐
檢 개혁 고삐로 ‘국정 주도권’ 쥐기
秋 교체, 검찰 인사 전 단행될 수도
전문가 “여권 밀리면 끝이라 생각”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대한 법원의 집행 정지 결정에 사과 입장을 밝힌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 이재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대한 법원의 집행 정지 결정에 사과 입장을 밝힌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 이재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속한 사과 표명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안을 둘러싼 논란의 조기 수습에 나섰다. 법원의 윤 총장 징계 집행 정지 결정으로 자칫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와중에서의 행보다. 그러나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국정 주도권을 계속 쥐겠다는 의도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을 포함한 ‘2차 개각’의 방향과 규모가 향후 국정운영의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갤럽이 24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12월 한 달간 직무수행 지지율은 39%였다. 월간 조사에서 올해 최초로 40%대 밑으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도 53%로 월간조사 최초로 50%대를 넘어섰다. ‘조국사태’가 있던 지난해에도 월간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가 무너지지 않았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코로나19 환자 급증과 백신 공급 지연 논란, 부동산 가격 급등 같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법원의 윤 총장 징계 집행 정지 결정은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고 했던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1심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직후 나왔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과 대결하는 것으로 비친 윤 총장 사태를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사실상 국난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 문제에 매달릴 수 없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오늘 사과는 수습과 안정에 방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청와대가 계속 이 상황을 모른 척하면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관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은 국정 운영의 주도권은 쥐고 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 총장 찍어내기’ 근거로 활용됐던 검찰개혁이라는 명분마저 잃을 수는 없다는 인식이다. 여권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것은 하되, 법원이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부·여당은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검찰개혁이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문 대통령 메시지가 중계되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문 대통령 메시지가 중계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이 이번 법원 결정으로 타격받은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새해 ‘2차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 이외에도 어느 부처가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 인선 방향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방침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법무부와 검찰에 ‘안정적인 협조관계’를 당부했다. 이를 놓고 추 장관 교체시점이 내년 초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 이전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 교체는 윤 총장 징계 파문과 관련한 문 대통령 책임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이도형·배민영 기자 scope@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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